브랜드의 정치적 참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오늘은 브랜드가 정치적 이슈에 참여할 때 - 사회적 논란을 활용한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랜드의 정치적 참여: 트렌드인가, 필수인가?
과거에는 브랜드가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금기시되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며, 정치적 논란은 불필요한 리스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value consumption)가 증가하면서 브랜드의 정치적 참여가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지에 관심을 둔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비자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개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논란을 활용한 브랜드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
브랜드의 정치적 참여는 때로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이 될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살펴보자.
성공 사례: 나이키(Nike)와 콜린 캐퍼닉(Kaepernick) 캠페인
2018년, 나이키는 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어떤 것을 믿어라. 그것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일일지라도)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캐퍼닉은 미국 국가 연주 시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로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에 항의한 선수로 유명하다. 나이키의 이 캠페인은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나이키의 핵심 소비층인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으며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을 동시에 상승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실패 사례: 펩시(Pepsi)와 켄달 제너 광고
반면, 펩시는 2017년 모델 켄달 제너가 등장하는 광고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지만, 오히려 큰 논란을 일으켰다. 광고에서 켄달 제너가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게 펩시를 건네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는 실제로 경찰 폭력에 저항하는 시위의 본질을 희화화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펩시는 광고를 철회하고 공식 사과를 해야 했다.
이러한 사례는 브랜드가 정치적 이슈를 활용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진정성이 부족하거나 소비자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캠페인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가 정치적 이슈에 참여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
브랜드가 정치적 이슈에 참여할 때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요소가 있다.
1) 진정성(authenticity)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정 이슈를 일회성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와 일관되게 연결될 때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브랜드라면 실제로 친환경적인 제품 개발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2) 소비자와의 가치 공유
브랜드가 다루려는 정치적 이슈가 타겟 소비자층과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정치적 의견은 매우 주관적인 요소이므로, 잘못된 판단은 일부 소비자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나이키의 사례처럼, 브랜드의 핵심 고객층이 해당 이슈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3) 리스크 관리
정치적 이슈는 필연적으로 논란을 동반한다. 따라서 브랜드는 예상되는 반발과 그에 대한 대응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위기 관리 팀을 구성하고, 부정적인 반응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의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모호한 태도를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4)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전략
정치적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는 단순한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연결되어야 한다. 광고, SNS, CEO의 발언 등 모든 채널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나이키처럼 성공적으로 소비자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도 있지만, 펩시처럼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진정성, 소비자와의 가치 공유, 리스크 관리, 그리고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이다.
앞으로도 브랜드들은 사회적 이슈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점점 더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며, 소비자들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에 주목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단기적인 이익을 넘어서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